삶의변화(단식나눔) 글수 7,261

눈물이 납니다... 이름: 이지현 · 2001-02-18 16:06 · 조회 14
.... 술을 좋아했었습니다.
직장다니다가 힘들거나 짜증나는일이 있을때에는 어김없이 술을 마셨습니다.
밤새도록 들이붓고...춤추고...노래하고...
많은 돈을 썼어도 그건 스트레스를 풀기위함이라 생각하여 그것이 나자신을 위함인줄 알았습니다
...주변사람들의 불행을 그저 보고만 있었습니다...
내 주변에 억울한일을 당한사람이 있어도...만약 내가 나서서 도와주면 그로인해 따르는 수고와 손해는 아깝다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고 내가 억울했을때에는 갖은 수를 써서 나를 합리화시켰고...
윗사람들에게 잘보이기위해 아랫사람을 조종한적도 있었습니다..그로인해 내가 인정받고 칭찬받고 잘되면 그것이 곧 나를 위한일이라고생각했습니다..그리고는 곧 잃어버렸습니다..
....어머님이 해주신 된장국에 나물보다는 동료들과 함께하는 페스트푸드를 먹었습니다..
그로인해 조금더 돈이 들어가고 어머님의 수고가 헛되이 되어도 내가 먹고싶은것을 먹는것이
곧 나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돈을 모을줄 몰랐습니다...오늘 번돈으로 오늘내가 하고싶은일을하면 오늘의 수고가
충족되는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돈으로...술먹고...옷사입고...
내가즐겁고..내가예뻐지면...그것이 나를 위한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돈 1000원이 없어서 굶어야하는 이나라의 혹은 지구상의 가난한 사람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먼나라의 이야기이며.. 거리의 구걸하는 사람들은 ..자기자신들의
팔자고 무능력이라는 오만한생각으로 여지껏 단 한번도 내가모르는 남을위해
단돈 1000원이라도 희생해본적이 없었습니다...그래서 그돈이 굳어져.. 내가하고싶은일에
100분지일이라도 씌여진다면..곧 그것이 나를위한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자식을 낳아 양육하는것은 의무적인것이라고 생각하여 여지껏 부모님께 효도해본적없었고
때로는 내가 갑부집딸이아닌것을 원망한적도 있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내가 잘되면 결과만은 절대로 잃어버리지않았고
내가 저지른 만용과 거짓말...이간질등은 금세 잊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내가지금 사회적으로 잘되어있는것을 우월하게생각하고...
나보다 낮은 사람들을 ....멸시하고....조종한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일들을 .....어떻게..다 ..잊고살았었는지......
기억상실환자가 기억을 찾았을때처럼...마치 소설처럼 물밀듯이 생각이 납니다...
그동안 내가 아무생각도 아무고통도 없이 조용히 단식이 진행되어왔음은 .....
바로 이 기억들이 살아나기위함이였던것입니다...
세상에....세상에....라고...속으로 .....수만번 외치며...
...속으로...웁니다...
어찌 그것이 나를위함이라고 생각했었을까요...어찌 그것들을 잊고 살았을가요...
어찌 그렇게 나는 ..........
단식을 시작하기전...왠지모를 두려움과 망설임은 ..바로 이것이였습니다...
잊었던 나의 어둡고..수치스러운 옛일이 생각나는것...
지금은 ..쥐구멍에라도 숨고싶습니다...
세상에...눈물이 다 납니다...
나를위함이라고 생각했던 그동안의 삶은 나를 해함이였음을...
그렇게 오해하며 살아온 22년이 너무나도..불쌍해서...자꾸만 눈물이납니다...
벌써...어느날 늦겨울의 새벽이 시작되고있습니다...

박나영 · 2001-02-18

지현씨 반가워요
나보다도 한참 아래인데도 너무 어른 스러운것 같아요
내가 지현씨 나이땐 마냥 철부지였는 데 ...
지현씨의 글을 읽고 나도 많이 반성하게 됐어요
지금 지현씨는 자신의 잃어버린 모습을 찾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돼요
저도 지금 단식 중인데 지현씨만큼 자신을 찾지 못한 것 같아요
옛말에 청출어람이란 말이 있죠
지금 그말이 생각 나네요
어리다고 마냥 그렇게 생각하면 안될 것 같아요
지현씨의 지금 그런 모습을 닮고 싶네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건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돼요
지현씨 이제부턴 자신을 보듬어 주고 더욱 더 사랑해 주세요
세상 어느 누구하나 완벽한 사람은 없는 거예요
다만 그 속의 진실을 사람들이 볼 수 없기에 자기자신만 힘들고 나약한 존재라 생각하는 거예요
오히려 지현씨가 솔직하고 정직한 것 같아요
지현씨 힘내고 이 기간 동안 마음의 많은 평안을 얻기 바래요
누구나 시련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 거랍니다
전 지현씨땜에 절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돼서 기뻐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