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변화(단식나눔) 글수 7,261

본단식 셋쨋날(7/22) 이름: 정혜인 · 2001-07-23 19:18 · 조회 4
머리를 만지다가 우연히 머리카락이 빠진 것을 발견했다.
삼 년 전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뒤 위경련과 원형탈모증이 왔었다.
소식으로 위통은 잠시 잠을 재웠지만 원형탈모증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정수리 아랫부분과 귀 뒷부분이었는데 지름이 3센티미터 정도 되었다.
평소 병원하고는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이라(서양의 분석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에 근거한 학문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살지 뭐, 하고 내버려뒀더니 어느새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해 흔적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복구가 되었다. 근데 정수리 아래 부분은 멀쩡한데 귀 뒷부분의 바로 그 자리에 있어야 될 머리카락이 없는 것이다. 삼 년 전보다 크기는 작지만 맨들맨들... 상심하고 있다. 어찌 된 일일까?
이전에 병을 앓았거나 좋지 않았던 부분은 다시 나타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난 5일간의 생수단식 때 그렇게 된 것인지, 그전에 그렇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뿌리가 튼튼하지 못해서 다시 나려고 빠져버린 것일까?

머리결은 아이들 같이 부드럽고 좋은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가늘고 약하다.
머리카락이 길면 아래 끝부분까지 영양이 가기 힘들어 많이 빠진다고 자르기를 권한 사람도 있다. 뭐 내세울 만한 게 없어서 머리라도 길러보는 건데, 히히.., 사실 퍼머도 체질에 안 맞고, 미장원 갈 여유도 없고, 즐기지도 않고, 돈도 굳고, 그저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끝만 잘라주면 되니, 머리를 감지 않은 날, 급히 나갈 일이 생기면 묶어서 모자를 써도 좋고, 분위기도 달라져 일석이조. 머리를 잘라볼까? 잠시 아주 잠시 생각하다 그냥 두기로 한다. 날 때가 되면 또 나겠지.

밑반찬 챙겨서 아침 먹여서 빠진 물건 없나 살피고..
열여덟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애다.
아침에 아들하고 한바탕 씨름을 해서 그런가, 속이 메스꺼운 게 꼭 토할 것만 같다.
경박스럽게 아아! 평화, 고요, 하고 떠들었더니 바로 복수전이 뒤따른다.
하지만 이젠 두렵지 않다.
심해지면 꿀물을 복용해야지, 답을 알고 있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
약간 어지럽기도 하고 힘도 없지만 그 또한 겁낼 일이 못된다.
죽염도 준비되어 있다. 물론 볶음소금도 함께.

뚜루루 몸을 한번 살펴보자.
오줌 색깔은 맑고, 입은 약간 텁텁하고, 백태도 약간 끼었고, 입술은 지난 번 단식 때와는
달리(사실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 꺼풀 벗겨지고 있고, 얼굴색은 많이 밝아졌고, 뭐가
잔잔하게 올라왔던 것도 거의 사라졌고, 위는 편안하고, 치질은 들어가서 나오질 않고, 견비
통은 오랫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만 않으면 괜찮고, 두통은 거의 없고, 치통도 거의 없
고, 손바닥이랑 발바닥의 껍질이 부분부분 조금 벗겨졌고, 간간이 핑~ 돌면서 어지럽고, 몸
무게는 57킬로그램이고, 생리는 순조롭고, 배고픔은 없고, 순항중이다.

바람이 너무 좋다.
피부가 마구마구 숨을 쉬는 듯, 산에 갔다와서 놀이터에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아이들의 움직임이 유연하고 경쾌해 보인다.
망설임도 막힘도 없어 보인다.
순수, 때묻지 않은 것, 본래의 것, 자연스러움 등의 낱말이 떠올랐다.
반대로 오만과 편견(책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요.), 덧붙이고 치장하기, 부자연스러움,
같은 낱말도 떠오른다.
내가 서 있는 곳은 어디일까?

김정선 · 2001-07-23

내가 서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저도 제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솔직하고 담담하면서도 매끄럽게 이어지는 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단식의 감동을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거리낌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스스로에게 심판받는 일....
단식으로 마음까지 비우게 되면 결코 부끄러울 것도 없는 일이지요.
글로 뵙기에는 열여덟의 아드님을 두신 분이라곤 밑기지 않습니다.
글에서 힘이 느껴지고 풋풋한 향기가 돌아.....
단식중에 좋은 책을 읽으면 감동도 배가 되는 법인데
독서도 많이 하시고 운동도 부지런히 하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전 단식중에 '내짝꿍 최영대'라는 초등학교 저학년용 창작동화를 읽고
눈물을 흘렸더랬습니다.
아니 눈물을 흘린 정도가 아니라 흑흑 흐느꼈지요.

님의 체험기를 늘 가슴에 담아 두었다가
다음 저의 단식 때 꺼내어 작은 교과서로 삼겠습니다.
끝까지 잘 가시리라 믿고 있어요.
그럼.....

┼─ 정혜인(teschung@orgio.net) : 본단식 셋쨋날(7/22) 07/23 ─┼
│ 머리를 만지다가 우연히 머리카락이 빠진 것을 발견했다.
│ 삼 년 전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뒤 위경련과 원형탈모증이 왔었다.
│ 소식으로 위통은 잠시 잠을 재웠지만 원형탈모증은 시간이 오래 걸렸다.
│ 정수리 아랫부분과 귀 뒷부분이었는데 지름이 3센티미터 정도 되었다.
│ 평소 병원하고는 담을 쌓고 사는 사람이라(서양의 분석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에 근거한 학문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살지 뭐, 하고 내버려뒀더니 어느새 머리카락이 나기 시작해 흔적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복구가 되었다. 근데 정수리 아래 부분은 멀쩡한데 귀 뒷부분의 바로 그 자리에 있어야 될 머리카락이 없는 것이다. 삼 년 전보다 크기는 작지만 맨들맨들... 상심하고 있다. 어찌 된 일일까?
│ 이전에 병을 앓았거나 좋지 않았던 부분은 다시 나타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 지난 5일간의 생수단식 때 그렇게 된 것인지, 그전에 그렇게 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 뿌리가 튼튼하지 못해서 다시 나려고 빠져버린 것일까?

│ 머리결은 아이들 같이 부드럽고 좋은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가늘고 약하다.
│ 머리카락이 길면 아래 끝부분까지 영양이 가기 힘들어 많이 빠진다고 자르기를 권한 사람도 있다. 뭐 내세울 만한 게 없어서 머리라도 길러보는 건데, 히히.., 사실 퍼머도 체질에 안 맞고, 미장원 갈 여유도 없고, 즐기지도 않고, 돈도 굳고, 그저 일 년에 한두 번 정도 끝만 잘라주면 되니, 머리를 감지 않은 날, 급히 나갈 일이 생기면 묶어서 모자를 써도 좋고, 분위기도 달라져 일석이조. 머리를 잘라볼까? 잠시 아주 잠시 생각하다 그냥 두기로 한다. 날 때가 되면 또 나겠지.

│ 밑반찬 챙겨서 아침 먹여서 빠진 물건 없나 살피고..
│ 열여덟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애다.
│ 아침에 아들하고 한바탕 씨름을 해서 그런가, 속이 메스꺼운 게 꼭 토할 것만 같다.
│ 경박스럽게 아아! 평화, 고요, 하고 떠들었더니 바로 복수전이 뒤따른다.
│ 하지만 이젠 두렵지 않다.
│ 심해지면 꿀물을 복용해야지, 답을 알고 있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
│ 약간 어지럽기도 하고 힘도 없지만 그 또한 겁낼 일이 못된다.
│ 죽염도 준비되어 있다. 물론 볶음소금도 함께.

│ 뚜루루 몸을 한번 살펴보자.
│ 오줌 색깔은 맑고, 입은 약간 텁텁하고, 백태도 약간 끼었고, 입술은 지난 번 단식 때와는
│ 달리(사실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한 꺼풀 벗겨지고 있고, 얼굴색은 많이 밝아졌고, 뭐가
│ 잔잔하게 올라왔던 것도 거의 사라졌고, 위는 편안하고, 치질은 들어가서 나오질 않고, 견비
│ 통은 오랫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만 않으면 괜찮고, 두통은 거의 없고, 치통도 거의 없
│ 고, 손바닥이랑 발바닥의 껍질이 부분부분 조금 벗겨졌고, 간간이 핑~ 돌면서 어지럽고, 몸
│ 무게는 57킬로그램이고, 생리는 순조롭고, 배고픔은 없고, 순항중이다.

│ 바람이 너무 좋다.
│ 피부가 마구마구 숨을 쉬는 듯, 산에 갔다와서 놀이터에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었다.
│ 아이들의 움직임이 유연하고 경쾌해 보인다.
│ 망설임도 막힘도 없어 보인다.
│ 순수, 때묻지 않은 것, 본래의 것, 자연스러움 등의 낱말이 떠올랐다.
│ 반대로 오만과 편견(책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요.), 덧붙이고 치장하기, 부자연스러움,
│ 같은 낱말도 떠오른다.
│ 내가 서 있는 곳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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