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변화(단식나눔) 글수 7,261

3차 회복식 열흘쨉니다. 이름: 정혜인 · 2001-08-24 17:26 · 조회 18
설사로 도배를 한 지도 거의 일주일이 되어갑니다.
점점 좋아지더니 오늘은 드디어 오매불망, 그리던 보고 싶은 것을 보았습니다.
색깔도 굵기도 농도도 아주 좋습니다.

신우탁 님의 조언대로 밥을 오래 씹어서 삼켰구요(우탁 님, 감사!).
밥은 현미찹쌀과 보리, 조 수수만 넣고 콩과 율무는 뺐습니다.
반찬은 된장국만 먹다가 어젠 씻은 김치를 보태고. 다시 살아난 식욕을 참느라 애를 좀 먹었습니다.
간간이 감자 먹고 따끈한 꿀물 마시고 미지근한 효소 마셨습니다.
남편은 의리도 없이 혼자 해초무침이랑 땅콩이랑 따끈한 두부랑 얼마나 맛있게 잘 먹던지, 2차 보식 때보다 더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먹고 싶다는 건 마음뿐, 누가 먹어도 된다, 라고 허락을 해준대도 다시 힘들어질 몸을 생각하면 입맛이 싹 가십니다.
아파 봐야 안다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몸은 실패한 것을 잘도 기억합니다.
오늘은 한 가지 정도 반찬을 늘려 볼 생각입니다.
여럿 중에 하나를 골라잡아야 하는데 무슨 콘테스트라도 연 기분.
두부가 어떨까? 생각중입니다.
아, 근데 담배 생각 나서 미치겠습니다.
거의 정서불안 수준.
일 안 풀리는 것도, 일에 속도가 안 붙는 것도 모두 담배 탓을 해대며 미꾸라지처럼 쏙쏙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길고도 먼 여행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