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변화(단식나눔) 글수 7,261

너무 지치고 힘이 듭니다... 이름: 허윤희 · 2001-12-03 09:41 · 조회 4
저는 흔히들 말하는 식사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식증과 폭식증 말입니다....
모두들 먹는 정상적인 3끼 식사가 저에게는 너무나 큰 고통입니다....
이건 아니다... 이러지 말아야지....
알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너무 잘 압니다....누구보다 이 지긋지긋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엄마에게조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누가 날 이해할 수 있을까요?
나 자신도 이런 내가 이해하기 힘들고 너무 싫은데 말입니다.....
이미 계속되는 폭식과 그에 따른 구토와 이뇨제 복용 등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병들어 버렸습니다...
그렇지만 먹는 것을 조절할 수가 없습니다....
후회할 걸 분명히 알고 있지만
그 한순간을 참아내는 것이 너무 큰 고통입니다....
하루종일 음식을 입에서 떼지 않고 미친 듯이 먹고 있는 제 자신을 볼 때마다
서럽고 괴로운 마음에 죽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누구에게 하소연 할 수도 없습니다....
이미 정상적인 사회 생활은 할 수 없습니다....
사람 만나는 것이 너무 두렵습니다....
먹는 것이 두렵고 그래도 먹는 것을 그치지 못하는 제 자신이 두렵습니다....
제 인생이 몸무게로 좌지우지 되는 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한심한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나 음식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참고 또 참다 결국 참지 못하고 음식에 손이 가기 시작하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맛도 모릅니다... 오직 뱃속이 터질 때까지 먹을 뿐입니다....
그 허전한 마음을 채우기 위함입니다....
더이상 들어갈 수 없을만큼 배가 빵빵해지고 나면
다시금 자기 혐오와 우울증에 빠져 화장실로 가서
몇시간이고 음식물을 토해내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합니다....
그렇게 구토를 하고 나면 온몸의 기운 하나 없습니다....
얼굴은 백지장 같이 창백하고 눈 밑은 검어지고....
정말 벗어나고 싶습니다....
살기 위해 먹는 음식이
저에겐 쥐약과 같이 느껴집니다.....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이 싸이트를 알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싸이트를 찾은 동기도
살을 빼기 위한 수단으로 단식을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여기 올려진 글들을 꼼꼼히 읽어보고 나서
어쩌면 단식으로 저의 병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제 정말 그만하고 싶습니다.....
정말 고칠 수 있을까요?
일주일 사이에도 몇 kg을 오르내리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현재 전 170cm에 46kg입니다....
엄마는 제 먹는 모습만 보셨지 토하는 것은 보지 못하셨기에
넌 어째 먹는 게 다 어디로 가냐고 하십니다....
다들 말랐다지만 정작 제 자신은 늘 만족스럽지 못하고
자꾸 마르고만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제가 어떡하면 좋을지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해피 · 2001-12-04

잘 읽었습니다.
솔직한 글입니다.
많은 분들이 윤희님의 글을 읽고 안타까워합니다.

윤희님
단식이 윤희님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아닙니다.
단식을 실천함에 있어 마음의 단식을 권합니다.
윤희님의 어려움은 많은 부분 생각,생활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입니다.(잘은 모르지만)

짧은 시간 갑자기 해결하기보다
용기를 가지고 글을 쓰고 책을 읽고 환경을 조절해가면서 도전해야 합니다.
많은 시간 좌절하고 낙담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방향을 잡고 한 발씩 나가야 합니다.

건강한 자신의 모습을 그려 보세요.
가족과 함께 의자에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모습을 그려보세요.
혼자라도 독서로 긴 시간을 넉넉하게 보내는 모습을 그려보세요.

거식과 폭식은 식욕 신경계통 혼란과 연관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식욕조절 신경이 자연스럽게 자율적으로 작동합니다.
의식적으로 인내하고 참아가면서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가는 조절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자신의 어려움을 정면으로 보세요.(글로 보아 많은 부분 정면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정면으로 괴로와 하는 자신을 보아 주세요.
내가 아니면 누가 보아주겠어요.
남들은 아무리 위로를 하여도 '나'의 나에 대한 위로 같지가 않습니다.

충동적인 단식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현재의 생활을 완전하게 벗어나야 합니다.
옆에 있다면 같이 도울 수 있을텐데 안타깝군요.

어떠한 위로도 윤희님이 윤희님을 이해하고 격려하고 용서하고 수용하는 것 만 못합니다.
윤희님은 윤희님의 위로가 그립습니다.

단식은 자신에 대한 깊이 있는 사랑입니다.

늘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