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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中日記- 아직도 가야 할 길 이름: 조동우 · 2000-10-06 04:27 · 조회 11
산기슭에 허름한 방 한 칸을 세내어 들어온 지 한 달 남짓 되었습니다.
노트북과 몇권의 책들과 코펠,버너 따위가 담긴 배낭을 지고 왔습니다.
방문을 열고 올려다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산이 눈앞을 가로막고,
점차 깊어지는 가을이 코끝에 와 닿습니다.
정해진 시간 없이 산을 오르내리고, 가을볕으로 데워진 툇마루에
우두커니 앉아 담배를 피우고, 시린 샘물에 얼굴을 씻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스무 살의 오도가도 못하는 그 절망의 질긴 뿌리가
이십여 년의 세월 속에 면면히 이어져 오늘에 이르렀나 봅니다.
'키에르케고르'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이름한 그 존재의 병이
이 눈부신 가을 햇살 속에서 추레한 중년 남자의 어깨를 누릅니다.

이십 년 전쯤 '마음의 병'으로 인하여 단식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한 기도원이었지요.
예나 지금이나 나는 종교인이 아닙니다만 그 시절에는 단식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종종 기도원이란 곳을 찾았던 것입니다.
40일을 작정하고 들어갔는데, 인편으로 집안에 일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는 24일만에 퇴소하고 말았습니다.

나는 사십 대 중반의 남자이고, 프리랜서로 글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웹서핑하는 도중에 우연히 happy님의 홈페이지를 접하고는
잔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겸손하게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happy님의 마음이
마치 노란 병아리를 가슴에 품은 듯 따스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마음의 전이 현상 때문이었을까요.
20년 전에 접어두었던 '단식'을 이제 다시금 시도하고 싶은
욕망이 문득 솟구쳐오른 것입니다.
그리고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happy님과 홈페지 손님 여러분)의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남을 도와주기보다는 남에게 스스럼없이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더욱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happy님과 다른 여러분들의 충고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허락해 주신다면, 단식을 시작하면서 그 경과와 느낌,
그 와중에서 떠오른 단편적인 생각들, 또는 사색의 편린들을
공개게시판에 문자화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의 문자행위가 이 가을- 더욱 깊은 침묵 속으로의
초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첨언


이 글을 happy님의 홈페이지에서 읽고는
오랫만에 마음 놓고 웃었더랬습니다.
happy님의 친절한 마음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요.

나나 · 2000-10-06

배낭짊어지고 산속으로 들어간다는 건....

어떤 느낌인지요?....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평범한 사람들과는 작업형태가 다르니 그리 특별한 일도 아닐거라 말씀하겠지만...

아~~ 부럽네요~~~

^^

다들 다른이의 위치가 부러운 법인가봅니다~~

편안하게 생활하세요~ 마음가는대로~~ 붓가는대로~~~

항상 지켜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