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슭에 허름한 방 한 칸을 세내어 들어온 지 한 달 남짓 되었습니다.
노트북과 몇권의 책들과 코펠,버너 따위가 담긴 배낭을 지고 왔습니다.
방문을 열고 올려다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산이 눈앞을 가로막고,
점차 깊어지는 가을이 코끝에 와 닿습니다.
정해진 시간 없이 산을 오르내리고, 가을볕으로 데워진 툇마루에
우두커니 앉아 담배를 피우고, 시린 샘물에 얼굴을 씻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스무 살의 오도가도 못하는 그 절망의 질긴 뿌리가
이십여 년의 세월 속에 면면히 이어져 오늘에 이르렀나 봅니다.
'키에르케고르'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이름한 그 존재의 병이
이 눈부신 가을 햇살 속에서 추레한 중년 남자의 어깨를 누릅니다.
이십 년 전쯤 '마음의 병'으로 인하여 단식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한 기도원이었지요.
예나 지금이나 나는 종교인이 아닙니다만 그 시절에는 단식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종종 기도원이란 곳을 찾았던 것입니다.
40일을 작정하고 들어갔는데, 인편으로 집안에 일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는 24일만에 퇴소하고 말았습니다.
나는 사십 대 중반의 남자이고, 프리랜서로 글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웹서핑하는 도중에 우연히 happy님의 홈페이지를 접하고는
잔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겸손하게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happy님의 마음이
마치 노란 병아리를 가슴에 품은 듯 따스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마음의 전이 현상 때문이었을까요.
20년 전에 접어두었던 '단식'을 이제 다시금 시도하고 싶은
욕망이 문득 솟구쳐오른 것입니다.
그리고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happy님과 홈페지 손님 여러분)의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남을 도와주기보다는 남에게 스스럼없이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더욱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happy님과 다른 여러분들의 충고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허락해 주신다면, 단식을 시작하면서 그 경과와 느낌,
그 와중에서 떠오른 단편적인 생각들, 또는 사색의 편린들을
공개게시판에 문자화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의 문자행위가 이 가을- 더욱 깊은 침묵 속으로의
초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첨언
이 글을 happy님의 홈페이지에서 읽고는
오랫만에 마음 놓고 웃었더랬습니다.
happy님의 친절한 마음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요.
노트북과 몇권의 책들과 코펠,버너 따위가 담긴 배낭을 지고 왔습니다.
방문을 열고 올려다보면 끝이 보이지 않는 산이 눈앞을 가로막고,
점차 깊어지는 가을이 코끝에 와 닿습니다.
정해진 시간 없이 산을 오르내리고, 가을볕으로 데워진 툇마루에
우두커니 앉아 담배를 피우고, 시린 샘물에 얼굴을 씻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스무 살의 오도가도 못하는 그 절망의 질긴 뿌리가
이십여 년의 세월 속에 면면히 이어져 오늘에 이르렀나 봅니다.
'키에르케고르'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이름한 그 존재의 병이
이 눈부신 가을 햇살 속에서 추레한 중년 남자의 어깨를 누릅니다.
이십 년 전쯤 '마음의 병'으로 인하여 단식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경기도 포천의 한 기도원이었지요.
예나 지금이나 나는 종교인이 아닙니다만 그 시절에는 단식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종종 기도원이란 곳을 찾았던 것입니다.
40일을 작정하고 들어갔는데, 인편으로 집안에 일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는 24일만에 퇴소하고 말았습니다.
나는 사십 대 중반의 남자이고, 프리랜서로 글 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웹서핑하는 도중에 우연히 happy님의 홈페이지를 접하고는
잔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겸손하게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happy님의 마음이
마치 노란 병아리를 가슴에 품은 듯 따스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마음의 전이 현상 때문이었을까요.
20년 전에 접어두었던 '단식'을 이제 다시금 시도하고 싶은
욕망이 문득 솟구쳐오른 것입니다.
그리고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happy님과 홈페지 손님 여러분)의
도움을 받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남을 도와주기보다는 남에게 스스럼없이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더욱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happy님과 다른 여러분들의 충고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허락해 주신다면, 단식을 시작하면서 그 경과와 느낌,
그 와중에서 떠오른 단편적인 생각들, 또는 사색의 편린들을
공개게시판에 문자화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의 문자행위가 이 가을- 더욱 깊은 침묵 속으로의
초대가 되기를 바랍니다.
#첨언
이 글을 happy님의 홈페이지에서 읽고는
오랫만에 마음 놓고 웃었더랬습니다.
happy님의 친절한 마음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