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변화(단식나눔) 글수 7,261

단식 후기 이름: 김창균 · 2002-09-11 18:57 · 조회 13
무더운 날씨가 아직은 기나긴 자취를 끌며 남아 있지만,
가을의 문턱을 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새벽에 (5시 30분) 깨어 창을 열고 누워 스트레칭 체조와 니시시 운동을 하며
피부 호흡을 할 때, 이제는 냉기를 느낍니다.
출퇴근을 주로 걸어서 하면서, 나무와 풀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 오다 보니
너무도 가을이 곁에 와 있음을 봅니다. 활엽수의 잎들은 이미 떨어지기 시작하였고
연구소 초입의 긴 나무 터널 옆으로 붉은 상사화의 자태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허전한 꽃 대 위에 홀로 피어 있는 상사화는, 꽃들과 잎들이 만나지 못해 서로 그리워 하겠냐마는
그러한 전설을 생각해 낸 인간의 의식이 경이롭기도 합니다.

이제는 단식 예찬론자가 되어 주위의 누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면 단식을 권유합니다.
단식 후 처음 느낀 것은 물론 평소 좋지 않았던 몸이 좋아진 점이고
다음으로 느낀 점은 우리가 세상을 접하는 오감의 허구성입니다.
고2부터 마시기 시작한 소주의 맛이 전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처음 마시던 소주의 맛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중간에도 여러번 몸의 상태에 따라 달기도하고, 쓰기도 하던 소주가
단식이 끝난 후 마실 때,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맛으로 느껴졌습니다.
마치 사이다에 소주를 반씩 섞어 마시는 것 같은 맛을 느꼈습니다.
여섯가지 근본과 경계가 모두 공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모든 것은 항상함이 없다는 것을 느낄 때, 무명의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평소 85-87 kg하던 몸무게는 현재 80 kg 주위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평소 소식에,육식을 멀리하기에 가능한 것 같아요. 그리고 늦게 자던 (새벽 2시) 습관이
12시 경에는 자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침에는 6시 전에 깨지만... 고기를 먹게 되는 회식 자리에는 가능한 참석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술은 예전과 같이 마시지만 아직까지는 1차로 술자리를 마치고 있습니다.

아침에 자리에서 눈을 뜨면 스트레칭 운동과 같이 니시시 운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고 2때, 허리를 다친 후로 (농구 시합 중에) 침, 부황, 지압, 쓸개, 지네, 고양이.. 등등
온갓 것을 다 해보았지만 일년에 서너번은 요통으로 고통을 겪는데,
아침 자리에서의 운동으로 별 문제가 없습니다. 가볍게 누워 와선을 하고 1시간 경보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는데 마지막에는 반드시 냉욕으로 끝내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벌초를 다녀 왔습니다.
아직은 벼 이삭이 패지 않았고, 감나무 잎들이 아주 무성하지만 단식 하기에 아주 좋은 가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해를 입은 모든이들에게 건강과 마음의 평화가 주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많은 이들이 단식을 통해 건강을 찾고 삶의 진정한 행복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졌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