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변화(단식나눔) 글수 7,261

단식 닷새째.. 이름: 이영숙 · 2003-01-16 09:58 · 조회 4
12시가 지났으니 벌써 5일째가 되네요 ^^*
4박 5일을 기약하고 떠났던 여행에서 조금은 일찍 돌아왔습니다.
춥기도 하고 워낙에 유명한 절을 찾았더니...
저말고도 군식구가 많더군요... 겨울철이라 식수확보하기도 곤란하다고 하셔서...
그래서 무엇보다 샤워하는데 불편을 겪었습니다.
하여... 예정보다 일찍 돌아오기로 마음먹었죠.

근데... 저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전 사찰가면 먹을게 없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천만의 말씀!!!
사찰이 더 맛있는게 널렸더군요. ^^;;
사찰에서 피자가 나온다면...믿으시겠습니까? ^^*(공양식이라더군요 ^^)
그래서 이것저것 권하시는 보살님들 등쌀에 아주 혼났습니다.
단식한다고 말씀드렸더니..어디서 이상한 걸 들어서 고생이냐고...
공부하시는 스님들도 하루 한끼는 드시고 절을 한다면서... 야단도 많이 맞았구요 ^^*
그래서인지 꿈에 제가 쓰러져서 보살님이 미음이나..사찰음식을 넣어주는 꿈이 꿔지는거예여..
꿈속에서도..아차...이제 끝났다...ㅡㅡ;; 이런 생각이 일 정도였답니다.
다행이 무사히 사찰에서 단식을 끝내긴 했지만... 아찔한 꿈이었습니다.

[단식 이튿날]
우선은...
홀로 떠나는 기차여행은 한적하니...생각보다 멋졌습니다.
그동안은 여자니까... 무서워서... 궁상맞아보이니까... 이런저런 핑게로 혼자떠나는 여행을 꺼렸는데... 앞으로 종종 혼자 여행을 계획해 볼 생각입니다
제가 찾은 사찰은 시외를 한참 벗어난 산꼭대기에 있어 정말 조용하더군요.
그동안 제 마음을 번잡스럽게하던 잡생각이 일지 않아 좋았습니다.
또한 그다지 배고픔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도착한 첫날... 삼천배를 시도하려다.. 주변의 만류로.. 천배만 했습니다.
하지만... 무식이 용감이라고... 천배를 해보니...
저같이 108배도 못해 본 초짜가 하긴에... 너무도 엄청난 일이란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천배만으로도 만족합니다.
마그밀은 먹었지만...별 소식이 없습니다.
학생이 사찰에 혼자 와서 삼천배를 하려고 한다며 많은 분들이 대견해 하며 이것 저것 도와주셨습니다. 근데 산중의 밤이란 정말 추웠습니다.
만약에 다른분이..저와 같은 계획을 세우신다면...
조금 날씨가 풀리는 날을 택하시는게 좋을 듯 싶네요.

[단식 사흘째]
이튿날은 이부자리를 걷는것도 힘들었습니다.
어찌나 다리가 아푸던지 계단은 오르지도 못했습니다.
정신은 말짱한데 거동이 불편하니 이것저것... 귀찮은게 정말 많더군요.
같은 방을 쓰던 노보살님이 찬물찜질을 하면 좀 덜하다고 냉찜질을 하고...
산책삼아 마을을 내려가다...
부엌을 담당하는 보살님께 붙들려서 연등만들기를 했습니다.
차라리 천배하는 것보다 앉아서 풀칠이라도 하자 싶어 시작했는데 이번에 어깨가 너무 결렬습니다.
그래도...저 덕분에 일이 빨리 끝났다고들 좋아하셔서... 기분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V
그러다 보니 하루가 후딱~
그냥 잠들어 버렸습니다.

[단식 나흘째]
사흘째는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새벽 예불 끝나고... 다시 천배를 시도했습니다.
근데 새벽공기가 너무 차가웠습니다.
모두들 사라진 법당에서 혼자 천배를 하려니...처음엔 무섭기도 했지만...
좀있으니 오히려 한적한 것이 그리 나쁘진 않았습니다.
원래 무서움이 많은 편인데... 부처님과 함께라는 생각때문인지... 용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종교의 힘이겠지요?
조급히 마음먹지 않고... 천천히 했습니다.
한 4시쯤 시작한 절을...7시 30분까지... 500배를 했습니다.
갈수록 절하는게 힘들더군요.
법당이 너무 추운 것 같고...
콧물도 점점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몸을 녹이기 위해 우선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한 3시간 정도를 잤습니다.
그리고 머리를 감고... 다시 법당으로 올라가서 다시 절을 했습니다.
이천배라도 채우자 싶은 생각으로 올라갔지만...
생각과 달리 몸이 너무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결국...
2박 3일동안 1650배를 한 셈입니다.
나중에 총무스님과 주변 보살님의 말씀을 들으니...
초보자가 삼천배를 하는 것은 무리며...
일단 삼천배를 하기로 맘먹었다면 그날 다 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자고 나면...
다리가 풀려서 힘들다고... 결국 무식이 왕이었습니다. ㅡㅡ;;

그렇지만 2박3일동안 사찰 경험은 특별났습니다.
재밌기도 했고..나름대로 자신감을 얻기도 했고...역시 조용한 것이 좋았습니다.
오늘 아니 어제 저녁 돌아온 서울의 소음에 머리가 정말 아팠으니까요.
아무튼 제방에 돌아오니...편안해서 좋습니다.
참.. 체중은..56.8입니다. 고생한 것에 비해서는 덜 빠진 것 같지만...
체중감량이 목적이 아니니...오늘 마저 충실히 단식을 시행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