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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단식 9일째 이름: 민윤경 · 2003-02-25 03:58 · 조회 38
이번이 지난 7월에 이은 두번째 단식인데 처음보다는 수월하게 넘겼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처음 하는 단식이라 5일 단식을 계획했었는데 구토와 메스꺼움이 너무 심해 3일째부터 변형단식을 해서 5일로 끝냈거든요.
다행히 이번에는 구토도 없었고 메스꺼움도 심하지 않아서 큰 어려움 없이 여기까지 왔네요.
오늘은 잠시 밖에 나갔다와서 좀 어지럽고 추워서 잠깐 누워있는데 갑자기 정말 갑자기 감정이 북받치더니 눈물이 흐르더군요. 왜 이렇게 날 미워했었나, 왜 날 더 아껴주지 못했나, 왜 이 지경까지 오도록 만들었을까 하는 회환과 후회, 슬픔 같은 거였나 봅니다.
항상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라 여기면서도 사람들의 눈빛이 없으면 살 수 없는, 그래서 그들에게는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었던 한 못난 이의 눈물이죠.
어쨌거나, 처음 시작하면서 스스로에게 7일 이상만 아니 7일만 하자. 욕심내지 말고 차분히 하자고 다짐했었는데 그다지 모범스럽게 단식 일정을 보냈던 건 아니지만 벌써 본단식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낫는다. 좋아진다. 할 수 있다. 믿는다. 난 내 영혼의 빛이다.......라고 힘들어지고 흔들릴 때마다 머릿속으로 중얼거렸는데 그런 것들도 조금이나마 힘이 됬겠죠.
좀 전에 아래층에 내려갔는데(저희집은 단독주택인데 식구가 많아 1,2층을 모두 사용하거든요. 제 방은 2층에 있어서요. 단식 기간 때 음식 냄새 별로 안 맡고 지냈답니다.) 엄마가 어떻게 열흘 씩이나 하냐고 목소리 톤을 좀 높이시면서 걱정을 하시더군요. (이미 했는데-.- )가뜩이나 뼈밖에 없는 애가 더 말랐다고....... 그래서 저도 좀 톤을 높여서 대꾸를 했는데, 그게 약간 맘에 걸리네요.
수요일 부터는 보식 기간 시작이네요. 잘 해야죠. 정말 잘 해야죠. 단식을 시작한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또 하는 내내 힘들었는데 흔들릴 때마다 마음을 다잡고 초심을 떠올리며 잘 해내야죠.
제가 단식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바가 꼭 이루어 지리라 믿으면서, 의심과 회의가 고개를 내밀 때마다 스스로를 믿으면서 잘 해내고 싶습니다.
단식 시작하시려는 분들이나, 현재 단식 중이신 분들, 이미 끝마치셨던 분들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