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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을 앞두고... 이름: 최연희 · 2003-07-07 14:16 · 조회 5
저는 22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생을 살면서
참으로 많은 만성병을 겪은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심한 아토피성피부염.
중학교때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시작된 위장병.
고등학교때 외지에서 혼자 생활하다가 얻어버린 만성신부전증.
대학에 들어와서는 이유를 모를 비염까지..

그래도 중학교때까지는 위장병과 아토피가 있다해도
어릴 적부터 채식과 한식을 즐겨온 탓에 그럭저럭 건강한 생활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외지에서 혼자 생활하게 된 고등학교때,
서울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 빵만 먹기 시작했고,
방과 후,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과자를 야금야금 먹었습니다.
그렇게 2년을 보내고 나니까
아침마다 발바닥이 아파서 걷지도 못하고(혈액순환때문이라더군요.)
몸의 붓기가 빠지지 않아 살이 찌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갈때마다 엄마는 '내 딸 아닌 것 같아. 딴 사람같다..'하고 걱정하시더군요.
하지만 그런 걱정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고, 폭식으로 이어졌습니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우리 과에서 제일 뚱뚱한 여학생'이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원래부터 외모에 관심도 없었고 '건강도 안좋은데 무슨 다이어트야.'하는 생각에
다이어트한번 안해봤습니다.
몸이 붓는 건 여전했지만, '군것질을 줄이고 있으니까 언젠간 나아지겠지'하는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봄부터는 이유도 모를 비염이 생겼습니다.
집(충청도)에만 갔다오면 좀 나아지는 걸로 봐서는 서울에 나쁜 공기탓인것 같기도 한데...
위장병..신장병..다 견뎌왔는데.. 비염그건 정말 죽겠더군요..
위장병이나 신장병이나 혼자 아프고 마는 거지만,
비염은 코맹맹이 소리에 어떨 때는 쉴세 없이 흐르는 콧물...
20살이 넘은 여자가 콧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니..쯧쯧..

올 여름방학때도 집에 내려가 있을까하다가
살 빼라는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그냥 서울에 남았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살을 빼는 것보다 원인인 위장병과 신장병을 고치는 것이
더 우선일 것 같은데.. 엄마는 동네 챙피하다며 살부터 빼라고 성화시네요..
솔직히 살 빼서 날씬하면 보기는 좋겠지요.
하지만 보기만 좋으면 뭘합니까 속은 다 골병이 들어있는데..

사족이지만 제가 아는 분의 이야기를 하자면요..
저희 친척 중에 굉장히 날씬하고 착한 사람이 있습니다.
원래는 통통한 체격이었지만 지방대학을 다니면서 제대로 먹질 못해서 ..
그리고 다이어트를 하느라 안먹어서.. 살이 쪽 빠진 것이었습니다.
날씬해진 몸으로 연애도 하고 집안의 반대를 무릅써가며 결혼에도 골인했습니다.
그 언니의 집안이 넉넉하지 않은 탓에 부모님은 여유가 있는 집으로 시집가길
원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그 언니의 남편집은 그렇지가 못했거든요.
집안의 반대때문에 거제도로 도망가다싶이해서. 그렇게 3년을 살고나니 부모님도 수그러 드셨는데..
문제는 아이가 생기질 않는 거예요.. 병원에 가본 결과 나온 불임판정..
원인은 무리한 다이어트로 자궁줄어들어서 초등학생의 자궁 크기가 되었데요..

그런 이야길들으니까 정말 무리한 다이어트가 너무 무서워 지더라구요.

그래서 전 올 여름방학때 제 지병먼저 치료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양약은 정말 많이 써봤거든요. 위장병약은 말할 것도 없고,
신장병은 입원해서 치료를 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식이요법으로 치료하는 수 밖에 없더라구요.
마지막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 단식이랍니다.

저는 70키로가 훌쩍넘는 거구이지만 살 뺄 욕심은 거의(조금은 있지만..;;) 없구요.
오직! 제 지병들만 속시원히 치료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먹을 꺼리를 한번 생각하면 꼭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제 습관도 치료하구요.
덧붙여서 '내힘의 원천'인 카페인중독도 고쳤으면 합니다.
중학교때부터 마시기 시작한 커피가 이젠 습관을 넘어서서 없으면 금단증세까지..;;
그래서 단식을 시작하기전에 커피를 몽땅 쓰레기통에 버렸답니다.
얼마전에 산 홍자는 버릴 때 좀 아깝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내 몸에 그다지 좋을 것 없는 것들이라는 생각에 과감히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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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예비단식 3일과 본 단식 7일, 1.2.3차 보식 각 10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예비단식 1일이었던 어제는 미역국한그릇과 밥 3분의 1공기,
죽순버섯볶음 한접시로 3끼를 먹었구요.,
한남동에서 남산까지 왕복 9km정도를 걸었습니다.
오랜만에 나무를 보니까 너무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공기도 다르고..
비염이 호전될 수있을 것 같아서 단식기간중에도 매일 갈 생각입니다.
마그밀은 7알을 먹었는데 소식이 없어서 한알을 더 먹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아무런 반응이 없네요.
생수는 1리터정도 마신 것 같네요.

예비단식 2일째인 오늘도 남산을 갈 생각이구요.
오늘은 죽을 2끼만 먹을 생각입니다.생수남은 것들을 다 마실거구요.
경과를 봐서 마그밀을 한알더 늘려서 9알을 먹어볼 생각입니다.
그런데 마그밀을 너무 많이 먹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직은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염려와 두려운 마음이 앞서지만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다시한번 다짐해 봅니다.

그럼 모두 행복한 하루 되시구요~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