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변화(단식나눔) 글수 7,261

함정 이름: newdays · 2000-11-18 11:21 · 조회 2
오늘 취재차 게이바 몇군델 들렀다 왔지요.
공공연히 신분을 노출했지만 아무도 경계하지 않았어요.
취재중에 그분들은 가 아닌, 또는 그것도
포함된 에 관해 나를 설득시키려 하고 있었어요.

바의 분위기는 환락이 아니라 슬픔이었지요.
거긴 고독과, 단절된 커뮤니케이션이 출구를 향해
달려나가려는 몸부림이 있었어요.

한 여자가 내게 몸을 부딪혀오며 물었어요.
"누굴 사랑한 적이 있어요?"
섹스폰의 가라앉은 선율이 발목을 휘감고 올라와
내 목을 쿨하면서도 달콤하게 어루만졌지요.
나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녀는 인 게이였어요.
문제는 가 아니라 내게 있었어요.

취재를 끝내고 내가 카운터에 다가갔을 때
는 나를 밀치며 말했어요.
"계산은 내가 할께. 그냥 가요..."
그녀의 시퍼렇게 칠한 입술이 등뒤에 남았지요.

* * *

우리는 정말 사랑에 대해 뭘 알고 있기나 한 걸까요.
우리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고
꿈속에서라도 알려고 하지 않는 그것들을
우리는 그 얼마나 미워하고 있는 것일까요.
무지의 벽,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는 마음,
구태의연한 마음의 편벽이
우리의 이 아닐까요.

happy님의 고운 마음을 기립니다.

kali9 · 2000-11-18

2-3년쯤 전이었지요. 그땐 개발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중이어서 반년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야근에다가 가장 바빴던 시기엔 무려 한달을 철야작업을 하며 일을 진행할
때였어요.
동료 직원 한사람(남자)의 낌새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죠...
밤마다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긴 하는데... 분명히 상대는 남자인데...
꼭 여자랑 통화하듯이 다정한 말투로 이야기 하다가, 때로는 다투듯이 이야기하다가...
그러다가 그가 그 "남자"에게 어느날 충격적인 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결혼하자"고...
아... 그러고 보니 그보다 한두달 전에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며 지나간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 하다가 그가 했다는 세번째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르더군요. 그의 이야기는
대충 그랬지요. 첫번째 사랑은 흔한 짝사랑, 두번째 사랑은 죽음으로 떠나보냈고...
세번째 사랑은 남자였다고... 그땐 그저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겼었는데...

바로 옆에서 일하는 동료가 동성연애자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나를 무척이나 혼란스럽게
만들었죠... 분명히 그는 좀 괴팍한 면이 있긴 해도 참으로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그의 그런 새로운 면이 나를 괴롭히는거에요.
난 그에게 "너 호모냐?"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기도 했고(그는 대답을 회피했지만),
때론 그를 비아냥거리기도 했죠. 혼자 보름동안 고민했죠.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고민이 계속되던 어느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역사상 이루어졌던 수많은 종교전쟁... 그리고 마녀사냥과 이념분쟁...
우리는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얼마나 많은 살상을 저지르고, 이웃에게
돌을 던져왔는지... 그들이 나와 생각이 다른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선을 그을 이유가 과연
있는 것인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잠시동안 쌓아올렸던 마음의 벽은 일시에 무너져 내리고 말았죠.
난 그를 예전과 같은 좋은 동료,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으로 볼 수 있게 되었죠...
비록 오래전에 그가 우리 회사를 떠나고, 그때 관계를 맺고 있던 남자와 헤어지고 또 다른
사람과 관계를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긴 하지만, 그는 여전히 좋은 친구로 남아 있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의 하나가 닐조단 감독의 '크라잉게임'입니다.
동성연애니 뭐니 하는 그 깊은 골짜기를 뛰어넘는 휴머니즘... 이건 꼭 동성연애만은 아니겠죠...
허리케인 카터에서 보여지는 인종차별을 넘어선 휴머니즘과...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자면 이제는 우리 현실에서도 녹아나고 있는 남북간의 이념차이를 넘어선
민족애까지도...
"아봐타"라는 의식개발 프로그램을 창안해낸 해리팔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와 남의 유일한 차이는 '신념'의 차이일 뿐이다"라고 말이죠.
내가 믿고 있는 모든 신념... 그 이면에 춤을 추고 있는 '존재'...
그곳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사랑으로 이어진 하나...

┼─ newdays(newdays@e-writer.co.kr) : 함정 11/18 ─┼

│ 오늘 취재차 게이바 몇군델 들렀다 왔지요.
│ 공공연히 신분을 노출했지만 아무도 경계하지 않았어요.
│ 취재중에 그분들은 가 아닌, 또는 그것도
│ 포함된 에 관해 나를 설득시키려 하고 있었어요.

│ 바의 분위기는 환락이 아니라 슬픔이었지요.
│ 거긴 고독과, 단절된 커뮤니케이션이 출구를 향해
│ 달려나가려는 몸부림이 있었어요.

│ 한 여자가 내게 몸을 부딪혀오며 물었어요.
│ "누굴 사랑한 적이 있어요?"
│ 섹스폰의 가라앉은 선율이 발목을 휘감고 올라와
│ 내 목을 쿨하면서도 달콤하게 어루만졌지요.
│ 나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어요.
│ 그녀는 인 게이였어요.
│ 문제는 가 아니라 내게 있었어요.

│ 취재를 끝내고 내가 카운터에 다가갔을 때
│ 는 나를 밀치며 말했어요.
│ "계산은 내가 할께. 그냥 가요..."
│ 그녀의 시퍼렇게 칠한 입술이 등뒤에 남았지요.

│ * * *

│ 우리는 정말 사랑에 대해 뭘 알고 있기나 한 걸까요.
│ 우리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고
│ 꿈속에서라도 알려고 하지 않는 그것들을
│ 우리는 그 얼마나 미워하고 있는 것일까요.
│ 무지의 벽,
│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는 마음,
│ 구태의연한 마음의 편벽이
│ 우리의 이 아닐까요.

│ happy님의 고운 마음을 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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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lee · 2000-11-19

언제나 좋은 글, 가슴 찡하게 받습니다.
소주가 너무나 고파지는군요.
┼─ kali9(kali9@orgio.net) : Re..함정 11/18 ─┼

│ 2-3년쯤 전이었지요. 그땐 개발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중이어서 반년간 거의 하루도
│ 빠짐없이 야근에다가 가장 바빴던 시기엔 무려 한달을 철야작업을 하며 일을 진행할
│ 때였어요.
│ 동료 직원 한사람(남자)의 낌새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죠...
│ 밤마다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긴 하는데... 분명히 상대는 남자인데...
│ 꼭 여자랑 통화하듯이 다정한 말투로 이야기 하다가, 때로는 다투듯이 이야기하다가...
│ 그러다가 그가 그 "남자"에게 어느날 충격적인 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 "결혼하자"고...
│ 아... 그러고 보니 그보다 한두달 전에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며 지나간 사랑에 대해서
│ 이야기 하다가 그가 했다는 세번째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떠오르더군요. 그의 이야기는
│ 대충 그랬지요. 첫번째 사랑은 흔한 짝사랑, 두번째 사랑은 죽음으로 떠나보냈고...
│ 세번째 사랑은 남자였다고... 그땐 그저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겼었는데...

│ 바로 옆에서 일하는 동료가 동성연애자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나를 무척이나 혼란스럽게
│ 만들었죠... 분명히 그는 좀 괴팍한 면이 있긴 해도 참으로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그의 그런 새로운 면이 나를 괴롭히는거에요.
│ 난 그에게 "너 호모냐?"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기도 했고(그는 대답을 회피했지만),
│ 때론 그를 비아냥거리기도 했죠. 혼자 보름동안 고민했죠.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 고민이 계속되던 어느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 역사상 이루어졌던 수많은 종교전쟁... 그리고 마녀사냥과 이념분쟁...
│ 우리는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얼마나 많은 살상을 저지르고, 이웃에게
│ 돌을 던져왔는지... 그들이 나와 생각이 다른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선을 그을 이유가 과연
│ 있는 것인지...
│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잠시동안 쌓아올렸던 마음의 벽은 일시에 무너져 내리고 말았죠.
│ 난 그를 예전과 같은 좋은 동료, 순수하고 아름다운 영혼으로 볼 수 있게 되었죠...
│ 비록 오래전에 그가 우리 회사를 떠나고, 그때 관계를 맺고 있던 남자와 헤어지고 또 다른
│ 사람과 관계를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긴 하지만, 그는 여전히 좋은 친구로 남아 있답니다.
│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의 하나가 닐조단 감독의 '크라잉게임'입니다.
│ 동성연애니 뭐니 하는 그 깊은 골짜기를 뛰어넘는 휴머니즘... 이건 꼭 동성연애만은 아니겠죠...
│ 허리케인 카터에서 보여지는 인종차별을 넘어선 휴머니즘과...
│ 가까운 곳에서 찾아보자면 이제는 우리 현실에서도 녹아나고 있는 남북간의 이념차이를 넘어선
│ 민족애까지도...
│ "아봐타"라는 의식개발 프로그램을 창안해낸 해리팔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나와 남의 유일한 차이는 '신념'의 차이일 뿐이다"라고 말이죠.
│ 내가 믿고 있는 모든 신념... 그 이면에 춤을 추고 있는 '존재'...
│ 그곳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사랑으로 이어진 하나...

│ ┼─ newdays(newdays@e-writer.co.kr) : 함정 1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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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취재차 게이바 몇군델 들렀다 왔지요.
│ │ 공공연히 신분을 노출했지만 아무도 경계하지 않았어요.
│ │ 취재중에 그분들은 가 아닌, 또는 그것도
│ │ 포함된 에 관해 나를 설득시키려 하고 있었어요.
│ │
│ │ 바의 분위기는 환락이 아니라 슬픔이었지요.
│ │ 거긴 고독과, 단절된 커뮤니케이션이 출구를 향해
│ │ 달려나가려는 몸부림이 있었어요.
│ │
│ │ 한 여자가 내게 몸을 부딪혀오며 물었어요.
│ │ "누굴 사랑한 적이 있어요?"
│ │ 섹스폰의 가라앉은 선율이 발목을 휘감고 올라와
│ │ 내 목을 쿨하면서도 달콤하게 어루만졌지요.
│ │ 나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어요.
│ │ 그녀는 인 게이였어요.
│ │ 문제는 가 아니라 내게 있었어요.
│ │
│ │ 취재를 끝내고 내가 카운터에 다가갔을 때
│ │ 는 나를 밀치며 말했어요.
│ │ "계산은 내가 할께. 그냥 가요..."
│ │ 그녀의 시퍼렇게 칠한 입술이 등뒤에 남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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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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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정말 사랑에 대해 뭘 알고 있기나 한 걸까요.
│ │ 우리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고
│ │ 꿈속에서라도 알려고 하지 않는 그것들을
│ │ 우리는 그 얼마나 미워하고 있는 것일까요.
│ │ 무지의 벽,
│ │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는 마음,
│ │ 구태의연한 마음의 편벽이
│ │ 우리의 이 아닐까요.
│ │
│ │ happy님의 고운 마음을 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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