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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즐거운 '나의 단식일기'를 시작하며... 이름: 김홍락 · 2004-11-18 02:03 · 조회 40
글 올릴려고 다 써놓구 취소를 눌러서 다지워버렸습니다...T.T
그래서 다시 쓰는 거예요.
아까 무지 잼 있게 글썼는디... 넘 아까워요.
그래도 잊어야쥐.
대충 생각나는 대로 다시씁니다.

이번 단식은 제가 작년 가을부터 손꼽아 기다렸던 거사였습니다.
지하 카페에서 7년 동안 일을 한 탓에 낮밤이 뒤바뀌고,
흔한 주방일 때문에 손에 물기가 마를날이 없었던 저는
알레르기 체질까지 겹쳐 얼굴과 목 , 머리 주변과 손에 심한 건선을 앓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손바닥과 손가락에 부분적인 습진으로 시작했지만
부족한 일조량과 탁한 공기, 불규칙한 생활 리듬, 잦은 음주에
장기간의 피부과 약물의 남용까지 겹쳐
그야말로 심할 때는 가려움증과 따가움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단식이라는 극약처방이었죠.
대학시절 전문가 지도 아래 12일간의 단식과 몇번의 5일 단식 경험이
있는 터라 선택에 고민은 없었습니다.
그당시의 경험으로 단식의 효과를 체험했고, 그 과정에서 단식에 대한
기본 정보와 책을 통한 지식 습득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평소에도 친구들에게 난 나중에 나이들면,
미국의 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스콧 니어링'처럼
단식으로 죽음을 맞이할거라 말하곤 했습니다.
어렵게 맞이한 이번 단식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 몇가지 준비를 했습니다.
한 달 전쯤에 담배를 끊었고, 열흘 전부터 술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전부터 피부과와 관련된 일체의 약도 끊었습니다.
그리고 5일 전부터 예비단식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저의 출발은 그렇게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단식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자질구레한 일상의 스케줄을 모두 정리하거나 유보시켜두었습니다.
젤 큰 문제는 여자친구에게 이해를 구하는 거였죠.
한달 혹은 그 이상
여친과 데이트는 물론 같이 밥 한끼도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은 참 어려운 일이죠.
저는 몸이 다급해서 흔쾌히 받아들이지만 여자친구는 좀 그렇죠...
누구보다 제 몸을 생각해주긴 하지만,
막상 자기 남자친구와 생이별이 닥친거나 진배없으니 좋을리가 있겠습니까?
더구나 제 여친은 '인생은 사랑만으로도 짧다'라고 말하는 열정의 화신입니다.
자주 보지 못하면 목소리라도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여자랍니다.
그래서 어제밤 여자친구를 그녀가 살고 있는 동네의 과일전문점에서 만났습니다.
처음 가본 과일전문점은 만원이더군요.
'웰빙'이 화두인 세태 때문인지 연령을 불문하고 다양한 계층의 손님이 오시더군요.
참고로 저희 커플은 주로 맥주집이나 단골 바에서 만났거든요.
여자친구와 저는 생과일쥬스와 과일빙수, 감자샐러드, 토스트 네 조각을 나눠먹었습니다.
단식 전이라 그런지 유난스럽게 맛있더군요.
자주 전화 통화하구 정 보고 싶으면 여자친구가 저희 동네로 찾아오기로 약속하고,
둘은 단식 돌입 기념사진까지 촬영하고 일찍 귀가했습니다.
이제 생활 주변의 일들은 정리한 셈입니다.
밤에 귀가해서는 구충제를 먹었습니다.
한 달전에 일년에 한 번 먹는 행사를 치뤘지만
단식을 확실히 하기 위해 다시 먹었습니다.

이번 단식을 준비하기 위해서 신경쓴 제 나름의 준비물은 가습기와 생수였습니다.
기존에 쓰던 놈이 고장이나서 옥션에서 4만7천원 주고
최신형 복합식(초음파와 가열식이 합쳐진 형태)가습기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피부질환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보름전쯤에
음이온 발생기를 벼룩시장을 통해 구입했습니다.
채권회수 때문에 나온 새물건이 있어 45만원짜리를 5만원에 구입해습니다.
써보니까 성능이 좋더군요. 공기가 개운해지니까 기분도 좋구...
기본 준비물 중 쾌적한 환경을 위한 준비물은 이것으로 완비되었습니다.

참 어제 낮엔 부천 까르푸에 들렀습니다. 단식 중 먹을 식량(?)을 구입하기 위해서 였죠.
물론 먹을 것이 아니라, 마실 물이었습니다.
이참에 물맛을 확실이 느껴보겠다는 맘이 생겨서 음료매장에 전시된 물을
종류별로 하나씩 모두 사기로 작정했습니다.
재미 있는 발상 같지 않습니까?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맛있는 생 수~
생각하면 벌써 좀 기대가 됩니다.... 물맛을 얼마나 깊게 느끼게 될까?
카트에 모두 싣고 나니 모두 2리터들이 9종류 10병이더군요.
그리고 단식 끝나고 회복기 이후에 쓸 현미쌀 4킬로그램 짜리두 샀습니다.
글고 '바게트' 하나와 깨찰빵이라 불리는 '하드롤' 한 봉지도 샀습니다.
물론 여자친구한테 선물하기 위해서 샀죠.
이 두가지 둥근빵과 길쭉한 빵을 먹으면서 저 생각하며 맘 달래라구.
농담입니다. 실은 아무생각 없이 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빵이라 먹구 싶기도해서 내 대신 맛있게 먹으라는 마음이었습니다.
헤어질 때 안겨 주니까 여자친구가 좋아하더군요.
참 그러고 보니 여친이 어제 만날 때 유난스럽게 예쁘게 차려입고 나왔더군요.
무슨 뜻일까요? .............. 응원이겠죠?
얘기가 좀 옆으로 흘렀죠. 각설하죠...

언제부턴가 전 콜라보다 녹차나 생수를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작년까지만해도 열혈 콜라매니아였습니다.
적어도 하루에 500밀리나 하루에 1.5리터 한 페트 정도는 마시야 개운함을 느끼는...
그런데 이젠 물을 더 좋아하죠. 물을 가장 맛있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그래서 극장에 가거나 인사동의 미술관 데이트를 할 때도 생수를 가지고 다닐 정도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아마 제 몸이 나빠진 데는 콜라도 한몫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까르푸에서 구입한 생수 명세서를 공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북 완주산 650원,
북제주군 조천읍산 630원,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산 600원,
충북 괴산군산 410원,
충북 청원군 내수면산 1,500원,
충북 청원군 가덕면산 520원,
프랑스 알프스산 1,800원,
경기 양주시 백석면-전남 담양군 용면-경기 남양주시 수동면산 590원,
충북 청원군-경기 양주시 남면-경남 김해시산 540원,
이 가운데 까르푸 샘물은 을 OEM으로 생산한 것이구요,
는 코카콜라가 은 물건너온 물이더군요.
용량은 모두 2리터 이고 와 은 1.5리터입니다.
그리고 와 는 취수원이 각각 3곳이라 제가 마실 물이
어느 동네에서 퍼온건지 모르겠더군요.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서 나중에 생수회사에 전화해서 물어볼 작정입니다.
특이사항으로는 9종류의 물 가운데 은 알프스 퇴적층의 빙하수라는 점이고,
나머지 8종류는 지하 100M 심층수거나 암반수라고 표기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는 세계 3대 광천수(미국 샤스타, 영국 나폴리나스, 충북 청원군 초정리)의
하나인 최고의 물이라는 점입니다. 물맛이 오색약수와 비슷합니다.
그냥 생수와 달리 물맛이 사이다처럼 천연탄산이 많이 함유되어 톡소면서 독특한 맛을 내죠.
개인적으로 무지하게 좋아하는데 물값치고는 꽤 비싸서 자주 마시긴 힘들고,
이 참에 다른 물과 비교해서 먹어보기로 했죠. 그래서 특별히 2병을 구입했습니다.
벌써 한 병은 어제밤과 오늘 아침 사이에 다 마셔버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기본 준비는 끝났고,

다음으로 정신수양를 위해 읽을거리를 준비했습니다.
레프 토스토이 엮음.(동서문화사)
인디언 추장들의 연설문 모음집-류시화 역.(김영사)
소로우의 글 양병탁 역.(서문문고)
라마나 마하리쉬의 사상 이호준 역.(청하)
그리고 제가 공부하는 영화관련 책 몇권.
꼭 다읽어야 한다는 부담은 없구, 돼는대로 조금씩 읽어나갈 생각입니다.
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책을 읽는 버릇이 있어서...
한권 다읽고 다시 다른 하나를 읽는 게 아니라 동시에 몇 권을 읽는 방법이죠.
이제 준비 완료입니다.
부모님이 좀 걱정하시긴 하지만 안심시켜드렸고...

본단식 첫날인 오늘은 일어나서 청소하고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그리고 마그밀 5알을 먹었구요.
맛있게 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한모금씩 자주자주...
출발은 산뜻하네요. 기분도 좋구,
이렇게 단식일기를 시작하니 격려도 되고...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조언부탁드립니다.
함께 건투를...^^*

PS : 어제부터 체중과 바이탈 체크를 시작했습니다. 혈압계가 없는 관계로 혈압은 못재고...
결과는 체중 64.8kg 맥박 79회/1분 체온 36.1~2도(전자온도계와 수은온도계 동시 측정)
참고로 전 키 170cm 소양인체질이며 혈액형은 O형, 나이는 39세 법적으론 미혼남입니다...^^;

참 제가 단식을 준비하며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4-5일 전부터 겪심한 스테로이드 금단증상 때문에 심하게 잠자리의 고통의 받고 있습니다.
피부과 처방약(연고, 복용제제, 주사제)에 거의 반드시 쓰이는 이 스테로이드란 놈은
만병통치약과 같아서 대부분의 경우 피부과 질환에 잘 듣고 많이 쓰입니다.
그러나 기실은 모두 '공갈'입니다. 일시적으로 호전 시킬뿐이죠.
그에 반해 부작용이 너무커서
반드시 전문가의 철저한 관리 아래 잘 서야하는 그야말로 '독'입니다.
저처럼 장기간 스테로이드 처방제를 사용한 만성피부질환자는
이 스테로이드를 끊는데만도 1년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특히 스테로이드를 끊게되면,
발열, 가려움증, 홍반, 불안 초조...
그리고 심할 경우 쇼크까지 오기도 합니다.
저역시 쇼크까지 이 모두를 이미 겪어봤습니다.
사실 이 스테로이드 금단 증세 우려 때문에 단식을 결심하는 게 가장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금연 후유증까지...
그러나 이미 몇 일전부터 금단 증세를 겪고, 또 잘 버티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단지 잠자리가 편하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좀 고통스럽군요.
발열과 가려움증, 따가움 때문에 침대 이부자리에 제대로 반듯하게 눕기도 힘듭니다.
몇일째 작은 페트병에 물을 넣어 얼린 얼음팩을 얼굴과 목에 대면서 겨우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전 이렇게 싸우고 있습니다. 여러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