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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을 시작한 이유 [동물은 단식본능이 있다] 이름: 오성근 · 2005-04-07 04:59 · 조회 116
아침에 속옷을 갈아 입거나 목욕탕에서 전신을 바라보며 삐져나온 아랫배 때문에 민망하지 않은 40대는 별로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마케팅 관련 직장을 다니는 터라 일주일에 서너번은 소주에 기름진 안주를 곁들이고, 점심엔 맛나는 음식을 찾아다녀 아랫배가 점점 더 무거워지는 걸 체감하고 있었다.

위기감을 느낀 나는 몇 년 전부터 걷기와 식이요법 등을 통해 최중감량에 성공하여 약 5kg을 줄였으나, 해결되지 않는 게 바로 뱃살이었다.
요즘 건강 프로그램과 책자에서는 성인 건강의 척도로 뱃살을 지목하고, 만병의 원인임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긴장한 나는 3주전부터 아침운동으로 Health Club을 다니기 시작했으며, 땀으로 온몸을 적신 후에는 뿌듯한 마음으로 줄어들 뱃살을 상상하곤 했다. 그러나 이게 어찌된 일인가, 3주째 다니던 어느 날 뱃살을 만져보니 변함없이 민망한 모양새 그대로가 아닌가. 나는 크게 실망할 따름이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헬스, 운동, 그동안 섭취한 식사, 음주 등을 반추해보니, 요즘들어 유달리 술자리가 많았고 안주는 거의 매번 삼겹살 등 고기로 해결했으며, 점심도 외식을 자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침 운동의 효과를 과신하고 식이요법을 소홀히 한 것이다. 헬스와 샤워를 마치면 지난 밤의 숙취가 사라지고 허기도 느껴져 평소의 양보다 아침식사를 과식하기도 했었다.
헬스클럽 등록하던 날 몸짱 사장이 해준 조언이 떠 올랐다. 헬스를 열심히 다녀도 결과적으로 술을 끊지 못하면 효과가 반감될 것 이라고...
지속적인 운동과 더불어 식사 조절, 禁酒의 3박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선택은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식사 조절과 禁酒의 방법을 슬기롭게 찾아 생활습관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 뱃살을 완전히 빼려면 수도승처럼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스님들의 수행생활을 인터넷을 통하여 검색하던 중 단식이 건강에 좋다는 정보를 접하게 되었다.
이제 최악의 경우 단식도 감행하리라~. 마음을 굳게 먹고 "단식"이란 키워드를 검색해보니 모두 장기간(1~2주)이 소요된다는 단식정보들 뿐이었고, 직장생활을 하는 셀러리맨에겐 힘들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답답한 심정으로 혹시나 하고 "주말단식"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해보니, 효과와 방법을 설명해 놓은 기사를 한군데 발견하곤 흥분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주5일제에 맞는 생활코드라는 것이었다.

사실, 도시에 묻혀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단식은 거의 "불가능한 도전" 수준에 가깝다. 적은 돈으로도 한 끼 식사가 간단하게 해결되고, 동네에는 통닭집과 패스트 푸드점이 넘쳐나며 미각을 돋우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현대인들은 일상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먹고 마시며 해소하는 습관에 길들여져 있다. "먹는 게 남는 것" 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지난 날을 뒤돌아보면 그동안 참으로 많이도 먹어왔다. 유년기에 먹고 싶었던 고기의 몇 배를 아마 30~40대에 먹어치웠는지도 모른다. 10년 넘는 세월동안 기름진 음식을 찾아 일주일에 서너번씩 배부르게 먹는 일이 반복되어 왔다. 어찌 뱃살이 넘쳐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게다가 시간 부족과 과중한 업무를 핑계로 운동에는 늘 게으름을 보였었다.

단식을 화두로 하다보니 유년시절의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시골집에서는 개를 한 두 마리씩은 꼭 키우곤 했는데, 개는 조금이라도 컨디션이 나쁘거나 아플라치면 먹이를 입에도 대지 않는 것이었다. 이렇게 며칠을 굶고 난 개는 언제 아팠느냐는 듯이 훌훌털고 다시 생기를 찾곤 했었다.
미개한 짐승도 몸이 아프면 몸속의 노페물을 만드는 음식을 거부하고, 자연치유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단식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이는 지진 등 천재지변을 미리 감지하는 능력처럼 거의 모든 동물들이 갖고 있는 놀라운 본능 중의 하나임에 틀림 없으리라.
그렇다면 만물의 영장이며 생노병사의 메카니즘을 꿰뚫고 있다는 인간은 어떠한가?
아쉽게도 이런 특별한 본능을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인간은 이성과 지혜라는 탁월한 능력이 있지 않은가.

이제 나는 몸소 체험하리라 굳게 마음을 다졌다.
단식을 실천하여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로.
몸 속의 노폐물 청소를 위하여....
40년간 쉴 새 없이 가동되어 온 위장의 휴식을 위하여...
여분으로 남아도는 칼로리를 몸 밖으로 버리기 위하여...

이제, 음식을 안 먹은지 26시간째 접어들고 있다.
오늘 저녁이 가장 고비가 될 것이다.
배 고픈 상태에서 잠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 -(*)-

grace · 2005-04-07

정말 동감할 수 있는 글입니다. 장문의 글 감사드립니다.
저의 경우 직장생활하면서 7일 생수단식 했습니다. 매일 2~4시간 정도 걸었구요.
제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습니다. 내일 이어서 효소 단식 들어갑니다.
결단력만 확실하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오성근님은 이미 절반은 성공하셨습니다. 꼭 원하시는 바 이루실 겁니다. 힘내세요.

김미영 · 2005-04-07

잘 읽었습니다..처음 하시는 단식이라면 많은 정보가 필요하실껍니다.
이곳에서 필요한 것들 충분히 접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몸이 기억하거든요..몸과 얘기 많이 나누는 시간 되시길..

해피 · 2005-04-09

뱃 속의 지방이 빠질려면 좀 오래 해야하는데 .....8일-10일 정도
한번에 할려고 하지 말고 1년에 1회로 3년 도전해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