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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간의 생수단식을 마치고 이름: 설이~ · 2005-07-21 13:09 · 조회 629
안녕하세요.

항상 단식에 대한 글을 보며 정보를 얻었었는데 이렇게 제가 글을 쓰게 되었네요.

원래의 계획은 단식 하루하루의 일과를 일기처럼 적을 생각이었으나 귀차니즘의 압박으로 이렇게 한꺼번

에 올리게 되었어요^^;;;

일기는 노트에 따로 적어 두었기 때문에 간단하게 체험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앞으로 단식을 시작하실 분께 좋은 자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우선 제가 단식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싶다는 생각에서 였어요.

그동안 하고 싶은대로, 원하는것 하면서 살아왔지만 삶은 제가 원하는 방향대로만 가는건 아니잖아요.

조금이라도 틀어지고 실패하게 되었을때 스스로를 원망하고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사람인양 자신을 나약

함 속에 빠뜨리는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무엇보다 마음이 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배워야

했죠. 제가 단식에 부여한 가장 큰 의미는 "새로운 나를 만드는 시작" 이라는 의미에요.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고치고 싶은 점을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이 경험이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아무리 배가 고프고 속이 쓰려도 끝까지 참고

인내 할 수 있었어요. 사람의 의지만큼 강한 것은 없어요. 자신의 의지를 믿는것이 가장 중요한것 같아요.

두번째는 저의 식습관이었어요.

혈압이 약간 높은 편인데 130/80정도이지요. 고혈압은 아니지만 잘못하면 더 치고 올라갈 수 있기 때문

에 식습관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평소에 맵고 짠 음식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그리고 세번째 이유는 안먹을땐 쫄쫄 굶고 먹을땐 소나기 밥을 먹는 습관 때문이었어요.

이건 저희 가족이 다 이래요^^;; 가족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말이 이래서 생기나 봅니다.

특히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면 (김치찌개) 배가 불러도 밥 2공기는 뚝딱 먹어버렸지요.

먹고나면 설사배를 안고 화장실을 왔다리 갔다리 하며 후회해요.

'그때 멈췄어야 했어 ㅜ.ㅜ' 하며.

이렇게 시작된 단식이 벌써 다 끝나고 현재 보식중입니다. 정말 다행인것이 6일째부터 끝날때까지 위가 쓰

려서 좀 괴로웠는데 평소에 튼튼한 체질이라서 지금은 멀쩡합니다.

그리고 단식을 통해 제 몸에 대해 알게 된점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평소 아픈곳은 없었기에 걱정없이 시작했는데 단식이 진행되면서 허리가 너무 아프더라구요.

다른때에는 결코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이번 경험을 통해 허리와 무릎이 약한 편이라는 것을 알게됐어요.

참, 단식중에 갑자기 일어서고 움직이면 어지러우니까 천천히,모든지 천천히 하시는게 좋아요.

헌혈하러가면 무조건 거부당하던 저였지만 (헤모글로빈치가 8.4 나와서 오히려 헌혈하러 갔다가 빈혈약

먹으라고 조언듣고 왔었죠;;;) 몸을 조심히 움직이니까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또 제가 느꼈던 감각 중에서는 심계항진과 안면발열이 있었어요.

아마도 단식을 경험하시면 각자의 감각에 따라 더 예민해지는 부분이 있을텐데 저 같은 경우에는 심계항진

이 느껴져서 그럴때마다 조용히 심호흡을 했죠. 어머니를 닮아서 일분에 60회 겨우 넘는 서맥인데 100미

터 달리기 했을때나 느껴봤던 감각을 오랜만에 느껴봤네요^^;;

단식중에는 뭘하든 천천히 움직이며 할것은 다 했어요. 고고함을 유지중인 (하하..) 백조이기 때문에

시간만큼은 누구보다도 많거든요^-^;;; 친구집에 놀러가거나 조카랑 정신없이 춤추고 놀고, 한밤에 자전

거 타고 폭주하고 언니들이 맛있는거 먹으러 가면 따라가서 물 한잔 떠놓고 먹는거 구경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보냈네요. 특히 자주 했던 일이 홈플러스에 가서 2~3시간 정도 쇼핑하기 하기 였어요.

큰 마트에 가면 구경할 것도 많잖아요. 천천히 둘러보다 보면 시간이 후딱 지나가더라구요.

이렇게 차근차근 한계를 즐기면서 7월 19일 단식을 마치게 되었어요.

기분은~시원 섭섭해요. 하지만 아직 보식이 남아있으니까 끝까지 최선을 다 할라고 합니다.

문제는...단식하면서 5KG정도가 빠졌는데 완전 해골이 되어버렸어요. 어머니께서 거울한번 보라고 엄청

구박을 해도 꿋꿋하게 버텨왔는데 이게 왠걸...거울 보니 해골 맞더군요.

원래 통통하지도 마르지도 않은 편이었어요. 시작하기 전이 157에 45정도 였죠.

지금은 완전 피죽도 못먹는 사람처럼 되어버려서 얼굴 비추면 "안되보인다"라는 말을 듣고 있어요.

그 말이 이렇게 속상할 줄이야...어서어서~보식 끝내고 몸 보신 할랍니다.

두서없이 적어내려가서 정신이 없네요^^;;

단식은 제 인생중 전환점이 되는 시작입니다. 그동안 슬프고 힘든일도 많아서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괴롭기

도 했는데 이제는 뭐랄까......다시 용기를 내서 시작을 할 준비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요?

아주 좋은 경험이었던것 같아요.

만약 이 사이트를 몰랐다면 "나 이러다 죽는거 아냐?" 하면서 자신을 믿지 못했을 거에요.

저에게 많은 정보와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준 많은 체험자분들께 감사드려요.

저또한 새로운 경험에 도전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나마 되길 바라며 끝맺겠습니다.

이만.

박근수 · 2005-07-23

안녕하세요 설이님

우리가 몸을 가지고 내가 사는 내 몸 인데도
마음대로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습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보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
좋은 기회가 되었다니 고맙습니다 설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