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글수 106

[첫단식]7일간의 생수단식 일기 이름: 박소현 · 2001-03-01 22:27 · 조회 1,113
지난 21일부터 어제까지 7일 동안 단식원에서 단식을 했습니다....저는 심각한 만성 아토피성 피부염인데 그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치료는 거의 다 해봤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고 거의 "최후의 수단"으로  단식을 시도해보는 것이었죠..... 약간의 설레임도 있었고, 또 한때는 먹는 것에 목숨걸기도 했던 내가 7일이란 긴 시간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도 컸습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내 병은 의사도 한의사도 누구도 고치지 못하고 내가 스스로 고치는 수밖에 없다는 다짐을 다시 굳게 하면서 개강 전에 거사(?!)를 치르려고 오티가 끝나는 바로 다음날로 D-day를 잡았지요...

**감식
1월초부터 생식을 먹으면서 가급적 하루에 두끼씩 먹고 채식을 했다. 다만 살다보니^^ 빵이나 동태로 끓인 김찌찌개 이런 건 되더라~~~2월 초부터는 아침을 굶고 점심에는 잡곡밥 반공기와 된장국과 나물반찬 한두가지, 저녁은 생식으로 본격적인 감식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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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1일
늦잠을 잔데다 짐을 못싸서 2시나 되어서야 단식원에 갔다. 밤까지 약간 배가 고프다는 느낌이 있을 뿐 몸은 오히려 가볍고 상쾌했다.
단식 2일
오후 산책을 다녀오고 나서부터 몸에 한기가 도는 게 감기 기운이 있는 것과 비슷했다. 온몸에 힘도 빠지기 시작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단식 3일
새벽부터 구역질이 몰려오고 메슥거려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뭐라도 좀 토해내고 싶었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고 거의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낮에 된장찜질과 관장을 하고 나서 속은 약간 나아졌지만 더 무력해졌다. 처음으로 단식을 시작한 걸 후회하기도 했다. 위와 장이 안 좋은 사람일 수록 이런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단식 4일
힘이 없는 걸 제외하면 3일째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오후에 된장찜질을 하고나자 피로가 몰려왔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원장님이 임맥을 쳐주셨는데 눈물이 나게 아팠다. 내 가슴 속에 그렇게 많은 원한과 분노가 쌓여있는 모양이다.
단식 5일
아침부터 기분이 상쾌하고 몸이 가벼웠다. 점심 때 약간의 효소액을 처음으로 먹고 나자 몸에 힘까지 났다. 번째 된장찜질을 마치고 나자 장이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진 것이 느껴진다. 단식 들어오던 날부터 팔다리의 상처들은 거의 들어가고 새살이 난다. 나만 볼과 왼팔에 있는 큰 상처는 계속 열이 나는 모양이다.
단식 6일
먹는 것에 대해 무감각해지진 것 같은 느낌이다. 음식냄새를 맡아도 별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다만 가끔씩 먹고 싶은 것들이 생각날 때가 있는데 더덕, 된장찌개, 손두부, 김치 같은 것들이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이런 상황이었다면 케잌이나 고기같은 것이 먹고 싶었을텐데....감식과 단식을 통해서 내몸의 감각이 아주 민감해짐을 느낀다.
장이 많이 풀리긴 했지만 여전히 뱃속에 무언가가 남은(?) 느낌이다....풍욕을 하는데 등쪽에 두드러기 같은 것이 났다가 사라지곤 한다. 임맥을 따라서 뾰두락지들이 났다..
단식 7일
마지막날이다.......점심 때 연자죽을 약간 먹었다. 애기 이유식 정도의 양을 먹는데 열심히 씹느라 40분이 넘게 걸렸다. 이젠 누가 맛있는 음식을 앞에 내놓고 먹으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단식기간 동안 4kg 정도 살이 빠지면서 몸무게가 30kg대로 떨어지고 피골이 상접해졌다. 하지만 몸이 너무도 많이 달라졌음을, 그리고 내 마음가짐까지도......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달라졌음을 느낀다. 식구들도 몸이 말랐지만 병색이 거의 없어지고 활기가 돌아보인다고 하고, 무거운 것을 들거나 하지는 못하지만 몸은 더 가벼워서 운동량이 더 많아졌다....

보식기간에  음식에 대한 유혹을 견딜 수 없을 거라 걱정했지만 이젠 먹을 것 앞에서도 초연해질 수 있을 것 같고, 첫단식이라 육체적 고통에만 시달리느라 나자신을 들여다 보는데 많은 시간을 쏟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이제 자주자주 단식을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