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글수 106

단식실패기 이름: 박경옥 · 2001-08-11 18:14 · 조회 1,973
'나,단,체'에서 글을 읽어보고 한번 해볼까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걸 올 여름은 쉬기로 하고 ,여자는 효소단식이 좋다길래 효소도 한박스 준비했었습니다. 그러나 시작부터 나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보식은 내가 좋아하는 것만 먹지말라고 되어 있더군요. 뭐냐구요? 커피,과자, 과일, 튀김음식, 밀가루 음식(국수, 빵등) . 어쩌면 그렇게도 내가 좋아하는 것만 금지품목으로 있을까요? 그리하여 시작할때의 기분은 에라 한번해보는 거지뭐! 였습니다.

눈치재셨겠지만 오래 참고 견디는 성격이 못되고 급하고 다혈질적이라서 예비단식중의 식욕을 감당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단식으로 들어갔습니다. 주부이고 딸아이가 하나 있는데 남편은 회사에서 먹고 오기로 하고 딸아이만 챙기면 되기에 단식자체는 쉬웠습니다. 위장장애는 별로 없어서인지 속은 편했고, 마그밀을 먹어서인지 계속 설사만 하는 것 같아 마그밀을 먹지 않았습니다.

근데 효소단식 5일째에 생리가 시작되었습니다. 평소에 생리통을 심하게 겪는 편이데 늘 진통제로 견디곤 했는데 단식중이라 약없이 견뎌야 하는게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딸아이 한테도 신경질을 부리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면 그 자괴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늘 이 사이트에 와서 용기도 얻고 책도 보고 명상도 시도해 보곤 하였습니다.
7일까지는 견딜만 했습니다. 앉았있다 일어나면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지는 것 말고는 견딜만 하였는데 ,어느날 캐나다로 이민간 친구가 한국에 왔다가 저한테 들리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4박5일의 여름휴가계획을 앞당겨서 그 친구 가족과 같이 보내기로 한것입니다.

여행을 하게되면 아무래도 힘이들것 같아 보식을 하기로 맘먹었습니다.
하지만 나의 지병( 생리통, 비뇨기의 잦은 염증) 을 고칠려면 효소단식은 15일이 넘어가야 된다고 하더군요.그 정보는 나를 포기하는데 일조했습니다. 왜냐하면 15일은 못하겟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어쨌든 3일째 보식까지는 그런데로 잘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도착하자 말자 그건 힘들어 졌습니다.
비가오는 날 도착한 친구는 얼큰한 국수를 먹자고 했습니다. 이젠 단식이 실패로구나 하는 맘과함께 '다음에 제대로 하지뭐 '이러면서 음식이 나를 유혹하는 그 손길에 나를 맡기고 말았죠.
역시 단식은 굶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식생활과 생활습관의 변화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확도 있지요. 왠만하면 적당히 먹고 단식하지 말아야지 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음식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있을까요? 하긴 원래 내가 먹는것을 너무 좋아하는 경향이 있지만요.

그리고 먹을때마다 먹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든다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근데 효소액이 5일 까지는 견딜 수 있었는데 그 다음부턴 차라리 생수가 더 나았습니다. 다음에는 생수단식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효소단식은 쉽게 숙변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 좀 아쉬웠습니다. 아마 예비단식을 빠트려서 그런가 이런 생각도 들구요.

단식이라고 시도해본 나로서는 성공한 사람들의 얘길보면서 부러움,존경, 함께 실패했다는 수취심이 듭니다. 40을 앞두고도 여전히 구습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는게 갑자기 부끄러운 마음도 드네요.
'나,단,체 '가 나에게준 정보에 감사드리며 나의 실패기가 다른 사람에게도 하나의 정보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