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이야기 글수 736

"유성구청 세무과에 누구누굽니다~!" 이름: 나나 · 2001-04-10 23:57 · 조회 26
"유성구청 세무과에 누구누굽니다~!"

대낮에 집에 뭘 찾으러 갔더니 대뜸 전화벨이 울리고, 뭔일인가 해서 얼떨결에 받았더니.. 그러네~

"왜요?"

"저~ 대마클회원이시죠?"

"네~ 맞는데요~"

"근데요?

"다름이 아니라 이번 대전시민체전에 1500m 여자 달리기 선수로 좀 나와 주셨으면요~~"

 

띵~~! 쿵~~! 쨍~~

 

나 이거참~

살다살다 무슨 달리기 선수 하란 사람 첨이네~~ 나를 아는 사람들이 비웃겠다~~

생전 운동회에서 공책한권 받아본적이 없구만~~!

^^ 하이구 참~~! 황당스러바서~~! 긁적긁적~!

 

여차저차 저는 빨리 달리지 못하고 5km이후부터 다리가 풀린다느니 어쩐다니, 100m 18초라니.. 회사가 바쁘다느니. 학교 다닌다느니. 바빠서 요즘 통 안뛴다느니. 다른 사람 소개시켜준다느니. 갖다붙일 수 있는 건 다 끌어다 부쳤건만

구청아저씨 왈,

"그래도 뛰어본 사람이 낫지않아요~ 지금부터 연습하면 되지요~!"

"그래도 안되면 연락하고 회사에서 정 안되면 우리가 사장님한테 공문을 보낼께요, 찾아뵌다니까요~~!"

등등, 

 

기타 핑계거리야 정말 핑계인데, 도저히 내가 어찌 선수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스스로 도저히 어처구니 없어서 요만가지 핑계로 거절을 했건만...

그렇게 전화끊고 오후 내내 가만히 문득문득 생각해봤나보다~ 뇌란놈이~

수업마치기 무섭게 얼른 차를몰아 체육공원에 안착~ 곧바로 화장실로 뛰어가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화를 질끈 동여맨다.

나 이거~ 안한다고 빼고서.. 뭐하는 일인지~??

어쨌던 혼자서 시계가 없어 핸드폰을 들고 운동장 4바뀌(400m)를 조금 모자라게 돌았다.

대충 기록을 보니까 8분 안쪽이다~!

그런대로 괜찮네~~!

연습하면 6분대까지 깰 수 있겠어~! 오늘부터 연습해야지~!

^^

밤 10시가 넘어서 남들은 산책겸 트랙을 여유롭게 도는데 혼자서 기록 낸다고 숨을 헐떡 거리며 뛰었다. 내가 어제 그랬었다.

역시 뭔가 활력소가 필요했던가?

지난주 달리기를 내리 쉬면서 학기중에는 달리기 욕심은 버리자구 다짐을 했는데.. 이제 달리는데 스트레스 받지않고 달릴 수 있게 된것 같다.

맘이 훨씬 가볍고. 좋은걸.. 그 구청 아저씨 전화한통이 이렇게 좋은 효과를 낼줄이야~

전화로는 절대 안된다고 심하게 변명을 했었는데.. 혹시 인원이 채워지지 않아 다시한번 전화가 오면 못이기는 척~~^^ 나간다고 해야겠다.히~~^^

고사이 연습이나 충분히 해놔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