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이야기 글수 736

아~ 쑥 케고 싶어~! 이름: 성지연 · 2003-02-28 23:32 · 조회 12
[오마이 뉴스에서 퍼왔습니다.]

어느듯 봄이 옆에 와 있네요~! 모르셨죠 다들?

아~ 쑥 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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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남도의 반란은 시작됐다.
꽃의 선동, 향기의 선전,
봄바람을 일으키며 일으키며,
남도는 그렇게 늘 선도적이었다.
꽃 피는 것도 반역이라면 각오하겠다
꽃 산천 남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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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무엇하시오"하고 소리쳤더니
"무엇이라고..."라고 희긋하게 대답했다.
다시 "무엇 캐는 거요" 물었더니
"꼬막 잡으요, 꼬막"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봄 해풍과 연애 걸 틈도 없이 바닥을 흩고 있는 남도의 아낙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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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홍씨, 그녀가 남편을 버리고 정파를 선택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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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외 떨어져 꼬막 잡는 아낙네야
참 고막인지, 똥 고막인지 모르겠지만
뜨겁게 데쳐서 김 모락모락 그대로 먹으면 맛, 참 맛있것다.
그 뻘밭에서 뜨거운 꼬막을 고르는 소리
서걱서걱, 서걱서걱... 갈매기는 꼬막 고르는 소리에 침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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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거름 받아먹는 봄 땅은 "헤헤" 좋아서 웃는다.
어릴 적 칠푼이 형, 마냥 좋아서 침 흘리듯이...
땅도 땅도 내 땅이다, 우리네 땅
살 쩌라, 살 쪄서
우리 동네 사람들 그늘 좀 없애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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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순천 낙안면 금둔사에 홍매화 피어서
붉그스레 핀 봄인데도 스님들은
새벽 예불에 곤했는지 자취가 없어
화장실 어디냐고 묻지 못했다.
그래서 대숲에 몰래 오줌 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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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하나, 둘,
꽃 세 송이 피었다.
꼭 우리 삼 형제처럼 피었길래
가난한 밥 덜어주는 밥상에 앉았듯이
그렇게 사이 좋게 꽃 피우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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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봄이면 그런 노래 불렀다
달래며 냉이며 캐면서,
봄처녀 제 오시네...
그런데 봄처녀는 온데간데없는 땅이어서
노래 부르다 말았다.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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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해바라기, 해바라기...
겨울이 묻힌 외로움 혹은 거뭇한 땟자욱 말리려고
우리 동네 노인들 양지 녘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구시렁구시렁 무슨 이야기하는데
잘 들리지 않아 귀 쫑긋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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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우리나라에 색맹이 적은 것은
울굿불굿 꽃 대궐 때문만은 아니야
저 것 좀 보랑께
저 것 좀 보랑께
낙안 금둔사에 잘 칠해진 단청 좀 보랑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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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봄이 오면 마늘 먹어야 쓰것다, 어멈아
겨울에 잃어버린 입맛 쓰디써서
된장에 풋마늘 "풋" 찍어서 한 입 베어 물고
우우, 맵고 매운 그 맛에 풍기는 냄새
어멈아, 어멈아, 마늘 내가 우리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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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매화를 매화꽃이라 표현했다가
혼났다, 혼쭐났다
매화, 그 이름만 붙이면 된다고
꽃 자를 붙이지 않아도
꽃이라고 했다. 맞다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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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철근쟁이 해화 형은 사진에 미쳐서
틈만 나면 산천을 쏘다닌다.
돈도 안 되는 시 쓰다가
돈도 안 되는 사진 찍다가
형수한테 혼나고도 사진 찍으러 쏘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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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갈아엎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혁띠를 뒤집으며 혁명은 안과 밖이 뒤집히는 것이라고 핏대 높이더니
자기들이 뒤집히고 얻어터지고 돌아와서는
뒤 집을 것은 뒤집지 못하고 삼겹살만 뒤집었다.
땅도 뒤집히는 것이 좋은지 기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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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봄꽃의 시동은 매화다.
매화가 시동을 잘 걸어서인지
봄이 부릉부릉 상쾌하게 달리며
천지 산천을 일깨운다.
일어나라, 산천아, 좋은 시절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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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섬진 마을에 사는 늙은 아낙네
시퍼런 것 한가득 지고 가 길래
"혹시 봄똥 아니요" 했더니
"봄똥이 아니라 봄동이요" 했다.
발음이 너무 센 게 전라도 사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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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섬진강 팔아먹은 놈들 무진장 많다.
시인 놈, 모래 도둑놈들, 물장수 놈들...
그런데 잡혀간 놈들은 없다.
그래서 섬진강은 수사기관을 믿지 않는다.
에라잇, 도둑놈들아...

섬진 나루에는 전설이 있다.
고구려 적 왜놈들이 쳐들어왔는데
두꺼비들이 울어울어 소리쳤더니 다 도망갔다더라
거짓말도 아주 기분 좋은 거짓말이어서 비석을 세웠는데
섬진강변 오고가는 사람들 고개 끄덕끄덕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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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매실은 장독에 담궈야 제 맛 난다고 했다.
장독에 매실 담그려고 했는데
이 동네 저 동네 이사 다니느라
값없이 주었던 게 후회된다.
어릴 적 장독 깼다가 혼난 생각도 갑자기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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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남도에 봄 오면 북도에도 봄 오겠지
윗녘 아랫녘 갈라진 우리 동네
슬픔도 없이 봄 맞아라.
핵도, 전쟁도, 패거리도, 정쟁도, 차별도, 성냄도 없이
모두들 立春大吉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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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김해화

아이들아 아이들아
놀 줄도 모르는 이 천치 같은 아이들아
공부는, 컴퓨터는, 잔소리는 다 팽개치고
봄 들녘으로 우르르 뛰쳐나가거라
아이들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