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살리기 ‘이오덕 선생’ 별세
<IMG alt="" src="http://img.hani.co.kr/section-kisa/2003/08/25/00900000012003082500970132.jpg" width="100%" border=0> 아동문학가이자 우리말운동가인 이오덕 선생이 25일 새벽 충북 충주시 신니면 수월리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8. 1925년 경북 청송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고인은 1944년부터 1986년까지 42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동화와 동시를 쓰는 한편, 우리 말과 글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다듬는 일에 매진했다.
퇴임 뒤에는 ‘우리말 연구소’를 세워 우리 말과 글을 바로 쓰는 운동을 펼치다, 지병인 신장염과 위염이 악화하자 4년 전 현재의 거주지로 거처를 옮겼다.
고인은 우리 말과 글에 대한 뜨거운 사랑으로 창작동화·동시집을 포함해 우리 말글살이의 길을 닦는 50여권의 저서를 펴내, 한자말과 외국말투로 뒤틀린 우리 말글을 바로잡는 운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정부는 고인이 평생에 걸쳐 벌인 우리말운동의 뜻을 받들어 그에게 문화훈장 은관장을 수여했다.
이밖에도 고인은 1988년 제3회 단재상을 받기도 했다.
고인은 “가까운 지인에게도 죽음을 알리지 말고, 집안 사람들만으로 간소하게 장례를 치르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 장남 이정우씨 등 2남1녀가 있다.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장지는 고인의 거처 뒷산으로 정해졌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가슴이 따가운 동시 한 편을 옮겨봅니다.
제목: 동시를 쓰랍니다
새벽에 일어나
숙제도 다 못하고
닭장 문을 열고, 쇠죽을 푸고
심부름을 갔다 와서
책값을 조르다가
십릿길을 달려왔지만
그만 지각을 하고
벌을 서고
주번 선생과 한바탕 싸우고
선생님한테 꾸중을 듣고
숙제를 못했다고
또 야단을 맞고
크레용이 없어 그림도 못 그리고
급식 빵 한 개 먹고
여섯 시간 공부하고
배는 고픈데
청소는 해야 하는데
다시 십릿길을
찢어진 고무신을 이끌고 가야 하는데
핑 도는 머리
어서 찔레라도 꺾어 먹었으면 좋겠는데
선생님은 우리들을 불러 놓고
아름답고 재미있는
동시를 쓰랍니다.
슬프고 답답한 것은 쓰지 말고
신문이나 책에도 내어 주지 않으니 쓰지 말고
근사한 말을 잘 생각해 내어서
예쁜 동시를
보기도 싫은 동시를
또 쓰랍니다. (1967~1969) '개구리 울던마을' 중에서
삼가명복을 ...<IMG alt=img7.gif src="http://www.ifasting.co.kr/technote/image/face/img7.gif" border=0>
